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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 아카시아 사랑시(詩)/성선경 2016. 8. 3. 16:40
나는 당신을 사랑하였습니다
아카시아 푸른 잎이 꽃잎에 묻히는
캠퍼스 뒤편 담벽에 앉아
사랑의 슬픔을 다듬는 동안
그렇게 나는 행복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이 몇 번씩 아름다운 노을을 지우고
이렇듯 아릅답게 노을진 저녁을 맞으며
더욱 그리운 이 이름을 외우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나를, 나를, 나를......
마지막 잎새를 떨구었습니다
아카시아 꽃잎이
다 흩어지기 전에 어둠은 깊어가고
깊은 어둠 속으로 어디론가 떠나간
외로운 사람의 야윈 어깨를 생각하면
울어 버릴 것 같은 이 오월에
나는 당신을 사랑하였습니다.(그림 : 박진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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