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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 도깨비바늘풀시(詩)/성선경 2016. 6. 27. 17:29
이제 내 이름을 서러워하지 않겠다.
조금의 그리움으로도 목이 매여
옷섶이나 바짓가랭이 혹은,
삽살이의 그림자에도 맺혀서
잔잔히 묻어나는 나의 사랑
이제는 용서하겠다.
풀꽃답게 피었다 시드는 꽃을 맺어도
나의 감성이 예쁜 덧니로 돋아나도
세상은 때때로 물뱀보다 독사같아서
이 징글시런 놈 혹은,
이 낮도깨비같은 놈
하고 욕을 퍼부어도
나의 근끈한 사랑 변명하지 않겠다.
풀꽃 중에서도 더 아름다운 화초이기를
이름 중에서도 더 빛나는 명사이기를
꿈꾸지 않겠다.
그냥, 낮도깨비같은 도깨비바늘풀.(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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