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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 흔들리는 하현달시(詩)/성선경 2016. 6. 27. 17:25
까치밥으로 하나
남겨둔 홍시마저 떨어진 뒤
다만 혼자 저 가지 끝을 붙들고 있는 감꼭지
가늘게 찡그린 외눈박이 눈참 많이도 울었겠구나.
흑백영화 자막 속으로 흘러내리는 별똥별처럼
점 점 점 자주 글썽이는 외눈박이 눈
한번 해처럼 밝게 빛나보겠다고
난장이가 쏘아올린 바람 빠진 작은 공
저 턱도 없는 꿈
참 많이도 울었겠구나.누가 내다버린 연탄재같이
아무나 툭하고 차고 싶어서
이젠 빈 맥주 캔처럼 찌그러진 나이.
참 많이도 울었겠구나.(그림 : 강인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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