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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 - 몽산포 일기시(詩)/조용미 2016. 5. 19. 16:21
몽산포의 소나무들은 육지 쪽으로
조금씩 몸이 기울어 있었습니다
그 휘어짐을 바닷바람이나 파도의 탓만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둑한 해송 숲 사이로 이글거리는 해는
어둠 쪽으로 나를 몰아세웁니다
몽산포에서 왜 당신을 떠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꼭 몽산포를 지났을 것 같아,
바람은 내 몸 구석구석을 쓰다듬으며 지나갑니다
눈 멀고 귀 멀어 울컥
몽산포를 토해놓으면
당신이 있는 쪽으로 휘어지는 소나무들,
몽산포의 소나무들 한쪽으로 기울어가는 까닭을
더듬더듬 가슴께를 만져보며 물어봅니다
당신의 발길이 몽산포에 닿았을 것 같아
솔숲 사이로 지는 뜨거운 해를 바라보았을 것 같아,
해지는 몽산포를 볼까 두려워
서둘러 길 떠났습니다몽산포 :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 몽산리에 있는 포구이다. 몽산리(夢山里) 이름을 빌어다 붙인 명칭이다.
이곳은 1914년 몽대리(夢垈里)와 동산리(東山里)에서 한 글자씩 따서 명명되었다.
이곳에 있는 몽산포해수욕장은 1978년에 태안해안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되었다.
몽산리 · 달산리 · 원청리 등에 걸쳐 있으며, 해수욕장으로서의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림 : 박명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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