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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영 - 손바닥 같은 꽃잎이시(詩)/시(詩) 2016. 4. 16. 21:41
밥공기 뒤집는데, 당신 생각났습니다
쪽문 담배 참입니다
부끄럼이 얼굴 돌리듯 진 목련꽃 잎이 이내 흙빛입니다
목사리 한 저 개는 어디로 가고 싶은걸까요 돌고 돕니다
그러니까 저 다져진 흙은 열망의 두께인 셈,
땅에 잡힌 개털 흔들리는 풍편에 당신 소식 있었습니다
이 봄 속엔 적이나 여름이 있고 주방은 계절을 앞서 갑니다
싱싱한 것들은 이내 썩고 나는 애초 말려야만 한다는 것을,
통풍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나는 다만 나를 말릴 수 있을 뿐입니다
물큰한 목련꽃 잎은 부삽이 묻은 손 무덤입니다
요리는 소리, 연통에 손 꺼풀 벗기다 판나는 판에, 어떤 소식을 감지하고는
뒷다리를 세우고,귀를 세우고, 맴돌다 선 저 눈의 개처럼, 이내, 쪽문을 향합니다
등짝의 털 날리는 풍편에 개가 반응하듯,
개구리 알 같은 밥알을 설거지하는, 내 등에 어떤 기미가 입니다
당신, 이 봄 한 상 받으세요. 목련꽃 잎이 내는 상입니다
(그림 : 차인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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