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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안의 바다 움켜쥐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온 달빛 하나.
그 사이로 월전리, 익숙하게 서 있다.
월전은 그 입장 그대로,
나는 나대로, 무심히 그대로이다.파도치는 검은 집에서
서서히 가라앉는 동리를 보면,
동해바다는 그렇게 생겨먹었다.시치미 떼는 밤바다와 그를 모르는 척
스며드는 검은 집에서,
나는 태연히 바다를 손에 올려 놓으며
동해바다를 배운다.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온 달빛,
속으로 숨어들며, 깊어지는.
(그림 : 송선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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