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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 밥은 먹고 다니냐?시(詩)/시(詩) 2016. 3. 30. 00:53
열네 살 민며느리 순정을 간직한
인고의 뼈대는 텅 빈 대나무 속 마디
마디마다 옹이를 기르고
나이만큼 자란 삭신의 질긴 아픔에
누워 자라는 팔둑의 호미질은
오늘도 그 그리운 이름
엄니
아사의 심장처럼 뜨거운 노을에
주름진 목소리가 물든다
“밥은 먹고 다니냐?”
시름으로 피어난 모성이
깨단으로
울컥 젖는다
아사 : 아침
깨단 : 오랫동안 생각 못하다가 어떤 실마리로 인해 환하게 깨닫는다는 순우리말
(그림 : 김봉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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