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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 친구 엄마시(詩)/시(詩) 2016. 4. 1. 23:23
모르는 전화번호가 창에 떴다
여든의 엄마 친구였다
뚫을 듯이 하늘을
노려볼 때였다
그분이 차려준 밥을 먹은 적이 있다
나는 풋풋했고
늙었다고 느꼈던 그분도 젊던 시절
정갈한 음식이 알맞은 온도로 식어가는
둥근 밥상 앞에 앉아
밥을 먹을 때에도 나는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늘이 내 어깨를 물고
놓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 때
전화를 받았다
꿈에서 나를 봤다며
안부를 물었다
따뜻한 빛이
가뭄의 빗줄기처럼
쏟아졌다
(그림 : 박태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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