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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 애월(涯月) 혹은시(詩)/서안나 2015. 9. 19. 10:43
애월에선 취한 밤도 문장이다
팽나무 아래서 당신과 백 년 동안 술잔을 기울이고 싶었다
서쪽을 보는 당신의 먼 눈 울음이라는 것 느리게 걸어보는 것
나는 썩은 귀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애월에서 사랑은 비루해진다
애월이라 처음 소리 내어 부른 사람,
물가에 달을 끌어와 젖은 달빛 건져 올리고 소매가 젖었을 것이다
그가 빛나는 이마를 대던 계절은 높고 환했으리라
달빛과 달빛이 겹쳐지는 어금니같이 아려오는 검은 문장, 애월
나는 물가에 앉아 짐승처럼 달의 문장을 빠져나가는 중이다
(그림 : 이영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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