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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 동백아가씨시(詩)/서안나 2014. 5. 26. 19:30
야야 장사이기 노래 쪼까 틀어 봐라이
그이가 목청하나는 타고난 넘이지라
동백 아가씨 틀어불면
농협 빚도 니 애비 오입질도 암 것도 아니여
뻘건 동백꽃 후두둑 떨어지듯
참지름 맹키로 용서가 되불지이
백 여시 같은 그 가시내도행님 행님 하믄서 앵겨붙으면
가끔은 이뻐보여 야
남정네 맘 한쪽은 내삘 줄 알게 되면
세상 읽을 줄 알게 되는 거시구만
평생 농사지어 봐야
남는 건 주름허고 빚이제
비 오면 장땡이고
햇빛 나믄 감사해부러
곡식 알맹이서 땀 냄새가 나불지
우리사 땅 파먹고 사는 무지랭이들잉께
땅은 절대 사람 버리고 떠나질 않제
암만 서방보다 낫제
장사이기 그놈 쪼까 틀어보소
사는 거시 벨 것이간디
저기 떨어지는 동백 좀 보소
내 가심이 다 붉어져야
시방 애비도 몰라보는 낮술 한잔 하고 있소서방도 부처도 다 잊어불라요
야야 장사이기 크게 틀어봐라이
장사이기가 오늘은 내 서방이여
(그림 : 함미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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