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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 고구마를 삶으며시(詩)/서안나 2016. 6. 5. 15:03
고구마를 삶다 보면 제대로 익는지
젓가락으로 고구마를 쿡쿡 찔러보게 된다
나의 어머니도
열 달 동안 뱃속에서 키워
세상에 내놓은 잎사귀도 덜떨어진 딸년
잘 익고 있는지를
항시 쿡쿡 찔러보곤 하신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느냐?
차 조심해라 겸손해라 감사해라
고구마 푸른 줄기처럼
휴대폰 밖으로 넝쿨 져 뻗어 나오는 어머니
세상에 사나운 일 벌릴까 봐
40이 넘어도 설익은 딸년
마음과 영혼 병들지 말고 제대로 익으라고
핸드폰 속에서 쿡쿡 찔러보는 어머니
뜨거운 아랫목에서 뒹굴 거리며
알았다고요 귀찮은 듯 대답하는
뜨뜻하게 잘 익어가는 딸년(그림 : 신재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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