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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인 - 후포(厚浦)
    시(詩)/김명인 2015. 8. 29. 12:29

     

     

    바다는 조용하다

    장마비 양철지붕을 후둘기다 지나가면

    낮잠도 무상한 잔물결에 부서져 연변 가까이

    떼지어 날아오르는 새떼들보인다,

    어느새 비 걷고그을름 같은 안개 비껴 산그늘에는

    채 씻기다만 버드나무 한 그루

    이띠금씩 원동기소리 늘어진 가지에 와 걸리고 있다

     

    바람은 성채(城砦)만한 구름들 하늘 가운데로 옮겨놓는

    세월 속으로, 세월 속으로, 끌고 갈 무엇이 남아서

    적막도 저 홀로 힘겨운 노동으로

    문득 병든 무인도를 파랗게 질리게 하느냐

    누리엔 놀다가는 파도가 쌓아놓은 덕지덕지 그리움,

    한 꺼풀씩 벗어야 할 허물의

    쓸쓸한 시절이 네 마음 속 캄캄한 석탄에 구워진다

     

    뼈가 휘도록, 이 바닥에서 , 너는,

    그물코에 꿰여 삶들은, 모른다 하지 못하리

    흉어에 엎어져도 우리 함게 견뎠던 여름이므로

    키 큰 장다리 제 철 내내 마당가에 꽃을 피워

    더 먼 바다를 내다보고 섰는데

     

    스스로 받아 챙기던 욕망은 다 그런 것일까

    멈칫멈칫 나아가다 쥐어보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자다깨다 자다깨다 눅눅한 꿈들만 어지럽게 헤매며 길을 잃는다

    그래도, 눈을 들어 보리라, 저 산들과산들이 끊어놓은 자리

    다시 이어져 달려나가는 눈물겨운 수평선을

    후포 :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경상북도 울진군 남쪽 끝에 있다.

    동해중부해역의 주요 어항()이며 꽁치·오징어·고등어·대게·가자미 등 동해에서 나는 모든 어종의 집산지이다.

    항구 주변에 선박 모양으로 지은 후포수산업협동조합과 후포수협회센터·어판장·후포어시장·횟집 등이 있다.

    항구 뒤쪽 등기산(64m)에는 1968년부터 가동된 후포등대가 있고, 그 주변으로 공원이 있다.

    후포항여객선터미널에 울릉도까지 운항하는 여객선이 있다. 항구의 방파제는 감성돔·학꽁치가 잘 잡히는 이름난 낚시터이다.

    (그림 : 추연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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