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동순 - 미조항 블루스
    시(詩)/이동순 2015. 8. 18. 01:00

     

    남항장 여관 앞길로

    아침햇살 비틀비틀 걸어가네

    어디서 온밤을 그렇게 통째로 마셔대었

    이젠 정신 좀 차리세요

    눈 감고 전봇대에 기댄 그에게 바람이 속살거리네

     

    기운차게 뱃고동 울리며

    항구로 배 들어오네

    바다에서 꼬박 밤새운 어선

    갑판의 멸치더미

    은빛구두 신고 춤을 추네

     

    있는 힘껏 몸 솟구쳐

    톡톡 뛰어 올랐다간 덧없이 제자리로 떨어지네

    선창에 줄곧 부딪치는 파도와

    닝닝 우는 전선줄만이

    항구의 리듬이네

     

    이런 율동에 맞추어

    어부들 손길도 차츰 분주해지네

    그물 말아 올리며 힘차게 털어내는 멸치

    힘겨워도 어깨짓으로 숨결 고르며

    서로 그물귀 맞잡고 노래까지 부르네

     

    어부들 이리도 바쁠때

    갈매기는 뱃머리에 앉아 틈새 엿보네

    바다는 항구를 부여안고 검푸른 스텝을 밟네

    오, 항구여 너는 출렁이는 한을 품고 몇백년을 살아왔나

    저 멀리 다방 앞 쓸고 있는 아가씨 보이네

    미조항 : 한국에서 4번째로 큰 섬인 남해섬의 동남쪽 끝에 있는 항구로, 산들에 둘러싸여 움푹하게 들어앉아 있다.

    섬이름은 '미륵이 도운 마을'이라는 뜻이다.

    어업전진기지뿐만 아니라 미항()으로도 유명한데, 유인도()인 조도(), 호도() 외에

    작은 섬 16개가 떠 있는 앞바다와의 뛰어난 절경으로 인해 '남해안의 베니스'로 불린다.

    예전에는 군항()으로도 중요한 몫을 담당했는데, 마을회관 앞바다에 있는 돌무더기는 임진왜란 때 쌓은 방파제로서

    군()이 왜구와 싸울 때 방호물이 되었다.

    항구는 남항()과 북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횟집들이 늘어서 있고 갈치회 등 먹을거리가 많다.

    남항에는 활어 위판장과 건어물 위판장이 들어서 있고, 방파제주변에는 낚시꾼들이 끊이지 않는다.

    미조항 입구에는 해풍을 막기 위해 조성된 방풍림인 미조리의 상록수림(천연기념물29)이 있는데,

    느티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돈나무등 15종의 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매년 음력 10월에는 마을의 수호신을 신당에 모셔놓고 주민 전체가 공동으로 마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낸다.

    (그림 : 정세화 화백)

    '시(詩) > 이동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동순 - 바다의 교언(交言)  (0) 2015.08.19
    이동순 - 묵호등대  (0) 2015.08.18
    이동순 - 명태  (0) 2015.08.17
    이동순 - 호박잎  (0) 2015.08.17
    이동순 - 누룩  (0) 2015.08.17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