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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달웅 - 서천(西天)시(詩)/권달웅 2015. 8. 6. 20:22
저물녘 종소리는 끊어질듯 이어진다
울면서 내려가는 물처럼
가야할 길은 갈수록 멀어진다
아득하고 적막해진다
모든 것은 석양빛으로 가련해진다
서천으로 사라지는 하루는
보잘 것 없는 돌멩이 한 점 던져주면서
뒹굴어온 지상을 가리킨다
산전수전 겪은 가슴에
상처와 회한은 갈잎처럼 부스럭대고
아무것도 이룩한 것 없이
그 어느 누구에게도 기쁨을 주지 못한 내가
강물이 되어 흐른다
막히고 부딪치면서
먼 데까지 흘러가는 생
길 없는 길을 찾아가는 물오리들이
새까맣게 언강을 건너간다(그림 : 이향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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