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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달웅 - 저물녘 새시(詩)/권달웅 2018. 1. 26. 22:44
어느새 붉어진 마가목 열매가
노을 지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갈대가 흔들리는 어스름 길로
울면서 돌아오는 새끼염소 울음이
잊혀진 옛 노래 가사처럼
애잔하게 가물거린다.
앉을자리를 찾아
아픈 날개를 파닥이는 새들이
외딴집 불빛처럼
갈대숲에 내려앉는다.
잘 가거라.
정처 없이 떠나가는 박주가리 씨앗이
새털을 달고 날아가는
저물녘 하늘.
(그림 : 김상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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