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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철 - 연탄
    시(詩)/최영철 2015. 7. 20. 01:21


    왜 나에게만 달려드는 것이냐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분을 삭이지 못해 뭐라고 숨막히는 함성을 내지르는 것이냐

    왜 이리 오래 타는 것이냐

    떨리는 내 몸에 기대어 뜨거운 날개를 말리는 것이냐

    아무 것도 남지 않게 풀풀 날려서 왜 내 안을 하얗게 후벼파는 것이냐

    가슴이 한꺼번에 막히도록 뜨거운 고함을 내지르는 것이냐

    그렇게 오래 찰떡 궁합이 되고도 아직 붙어먹을 게 남은 것이냐

    온몸의 기운 다 빠져나가 백발이 되고도 왜 껴안은 가슴 풀지 못하는 것이냐

    너 말고는 이제 더 이상 붙어 먹을 게 없는데 들끓는 날개 달아 승천할 게 없는데

    그렇게 오래 불태우고도 그렇게 오래 앗아가고도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것이냐

    떨며 선 오랜 서성임들을 주저앉히는 것이냐

    누가 걷어차면 흥에 겨워 저리 산산이 신명을 다해 부서지고 마는 것이냐

    나보다 먼저 서늘해져 나보다 먼저 흩어져 나보다 먼저 흙 속에 몸을 파묻는 것이냐

    뜨거웠던 한 시절에 대해
    숨막히도록 활활 타오른 그날에 대해
    왜 영영 아무 말이 없는 것이냐   

    (그림 : 황재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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