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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진미만 먹어도 목구멍에 가래가 끼고,
독경소리만 듣고 살아도 귓밥이 고봉밥인 거여.
어미가 맘 조리 잘못하고 너한테 쌍소리해서 미안하다.
꽃향기만 맡으며 사는
선녀 콧구멍에도 코딱지 가득할거여.
하물며 어미는 똥밭에 구르는 쇠똥구리 아니냐?
먹고 싸고 숨 쉬는 게, 도 닦는 거여.
향기도 꿀도 다 찌꺼기가 있는 법이여.
아무 곳에다 튀튀 내뱉으면 어린애지 어른이냐?
자식만 한 거울이 어디 있겄냐?
도 닦는 데는 식구가 제일 웃질인 거여.(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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