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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영 - 낙타야 낙타야시(詩)/시(詩) 2015. 6. 15. 20:55
처음부터 혼자 가던 길이었지
이 길은,
젖은 눈 껌벅이며
행여
꽃이 피어 있어도
마주 보이는 부드러운 언덕에도
오래 머무를 생각은 하지 마
만일
네 등 위로 솟아오른
딱딱한 추억이 말랑해지면
걸을 수 없게 될 거야
쓰러지지 않으려고
눈동자 마주치지 않고
여기까지 잘 왔잖아
관절 하나 접어 앉으면
다시 일어서지 못할 거야
오랜 시간 앞만 보고 왔듯이
그저
가끔 하늘 한번 올려다보고
가야 할 먼 길
처음처럼 그렇게.
(그림 : 나옥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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