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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수 - 밀물여인숙 4시(詩)/최갑수 2014. 10. 18. 20:00
목련이 진다
봄밤, 지는 목련을 바라보다
그 여자도 따라 진다
사랑에 헤프고
눈물에 헤프고
가르랑 가르랑
실없는 웃음에도 헤픈 그 여자
문패도 번지수도 없이 언제나 젖가락 장단으로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그 여자
목련 떄문이야
꽃 진 자리가 안타까워
짓무른 속눈썹을 떼어내는
손톱만한 그 여자
사랑이나 하자꾸나
맨몸으로 하면 되는 거
하고 나서 씁쓸하게 웃어버리면 되는
그런 거
어느새 달은 떠올라 고요히 창문을 엿보고
봄밤, 목련이 진다
두근두근
목련이 진다
(그림 : 임갑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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