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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수 - 밀물여인숙 3시(詩)/최갑수 2014. 10. 18. 20:11
창밖을 보다 말고 여자는 가슴을 헤친다
섬처럼 튀어오른 상처들
젖꽃판 위로 쓰윽 빈배가 지나고
그 여자, 한 움큼 알약을 털어넣는다
만져봐요 나를 버텨주고 있는 것들, 몽롱하게 여자는 말한다
네 몸을 빌려 한 계절 꽃피다 갈 수 있을까
몸 가득 물을 길어 올릴 수 있을까,와르르 세간을 적시는 궂은 비가 내리고
때 묻은 커튼 뒤 백일홍은 몸을 추스른다
그 여자도 나도 이해하지 못한다
애처로운 등을 한 채 우리가 이곳에 왜 오는지를
비가 비를 몰고 다니는 자정 근처
섬 사이 섬 사이 두엇 갈매기는 날고
밀물 여인숙 조용히 밀물이 들 때마다(그림 : 차일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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