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갑수 - 밀물여인숙 1시(詩)/최갑수 2014. 10. 18. 20:19
더 춥다1월과 2월은 언제나 저녁부터 시작되고
그 언저리 불도 들지 않는 방
외진 몸과 외진 몸 사이
하루에도 몇 번씩 높은 물이랑이 친다
참 많이도 돌아다녔어요,집 나선 지 이태째라는 참머리 계집은
잘근잘근 입술을 깨물며
부서진 손톱으로 달을 새긴다
장판 깊이 박히는 수많은 달
외항을 헤매이는 고동소리가
아련하게 문턱까지 밀리고
자거라, 깨지 말고 꼭꼭 자거라
불 끄고 설움도 끄고
집도 절도 없는 마음 하나 더
단정히 머리 빗으며
창밖 어둠을 이마까지 당겨 덮는다(그림 : 차일만 화백)
'시(詩) > 최갑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갑수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0) 2015.06.12 최갑수 - 가포(歌浦)에서 보낸 며칠 (0) 2015.06.12 최갑수 - 밀물여인숙 2 (0) 2014.10.18 최갑수 - 밀물여인숙 3 (0) 2014.10.18 최갑수 - 밀물여인숙 4 (0) 201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