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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림 - 솔바람 소리 속에는시(詩)/이가림 2015. 5. 30. 09:16
솔바람 소리 속에는
뒤돌아, 뒤돌아보며 떠나간 사내의
못내 아쉬운 마지막이
보이는 듯
보이는 듯도 하여라
솔바람 소리 속에는
우우우, 우우우 밀려가던 아우성의
목메인 성난 물결이
살아나는 듯
살아나는 듯도 하여라
솔바람 소리 속에는
지나가, 지나가 버려 다 잊어버린 어메의
이젠 서러울 것조차 없는 한평생이
흐느끼는 듯
흐느끼는 듯도 하여라
솔바람 소리 속에는
산비탈 기어올라 칡뿌리 캐던 어린날의
푸른 상채기뿐인 얼굴이
숨어 있는 듯
숨어 있는 듯도 하여라
솔바람 소리 속에는
기어이, 기어이 피어나고야 말 그리움의
먼 강물 같은 이야기가
흘러가는 듯
흘러가는 듯도 하여라
(그림 : 김복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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