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림 - 우는 사내시(詩)/이가림 2015. 5. 17. 15:29
말매미란 이름의 사내가
우는 까닭은
아무리 울어도
속이 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름 없는 세상으로 달아날
비겁한 궁리를 해본 적은
없다
우는 일밖에 달리 할 일이 없는
그에게
이 아우성 세상이야말로
가장 살 만한 곳,
비록 잃어버린 반쪽을
찾지 못할지라도
울기를 멈출 수 없다
말매미란 이름의 사내가
우는 까닭은
아무리 울어도
메스꺼운 존재의 불해잉
목구멍에 자꾸만
차오르기 때문이다
아니 무작정 울다 보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그림 : 안호범 화백)
'시(詩) > 이가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가림 - 솔바람 소리 속에는 (0) 2015.05.30 이가림 - 찌르레기의 노래 3 (0) 2015.05.17 이가림 - 내 마음의 협궤열차 (0) 2015.05.17 이가림 - 석류 (0) 2014.03.02 이가림 - 바지락 줍는 사람들 (0) 2014.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