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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 저녁 연기시(詩)/오탁번 2015. 5. 21. 01:05
해가 지는 것도 모른 채 들에서 뛰어놀다가,
터무니없이 기다랗게 쓰러져 있는 나의 그림자에 놀라
고개를 들면 보이던 어머니의 손짓 같은 연기
마을의 높지 않은 굴뚝에서 피어 올라 하늘로 멀리멀리 올라가지 않고
대추나무나 살구나무 높이까지만 퍼져 오르다가는,
저녁 때도 모르는 나를 찾아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논두럭 밭두럭을 넘어와서,
어머니의 근심을 전해주던 바로 그 저녁연기였다
(그림 : 고찬용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