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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파서 병석에,
한군데만 자리보전하고 기신 지 너무 오래 돼서,
자리를 옆으로 한분 옮기볼라꼬 엄마를 바짝 끼안았는데
아이고마, 엄마 몸띠가 그단새 마린 장작깨비망쿰이나
너무 해깝아져서 깜짝 놀랬다
그 순간, 내가 갓 너댓 살즘 묵었을 때,
엄마가 나를 등더리에 업어주시면서 흥얼대셨던 그때
득의에 가득차 있던 엄마의 음성이 나의 뇌리를 후리쳤다
-아이고, 우리집 똥짱구이가 이맇게 무겁아서 우짜꼬,
이라다가 에미 장디 다 뿌라 놓겠구마는!
해깝다: 가볍다
몸띠: 몸통
그단새: 그 사이에
등더리: 등
똥짱구이: 똥장군, 똥오줌을 져다 나를 때 쓰는 나무로 만든 용기. 여기서는 엄마가 자식에 대한 극진한 애칭
이라다가 에미 장디 다 뿌라 놓겠구마는!: 이러다가는 어미 허리 다 부러뜨려 놓겠구마는
(그림 : 정황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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