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희구 - 덩더꾸이시(詩)/상희구 2014. 9. 4. 18:42
우리 마실에는
덩더꾸이가 마이 산다
뒷집에는
맨날 알라만 울리는
덩더꾸이 알라 아부지
앞집에는 밥 하민서
맨날 밥만 태우는
덩더꾸이 이 집
작은미느리
옆집에는
해거름만 되마
지 그렁지 붙잡아 볼라꼬
헛발질만 해 쌓는
덩더꾸이 칠복이늠
한 집 건너 웃집에는
맨날 헛타아다
총을 쏘아대 가주고
쥔 새는 놓치고 나는
새만 잡으로 댕기는
엉터리 포수
덩더꾸이 먹보영감
꽃 조코 물 조흔
우리 마실
덩더꿍!
덩더꿍!
덩더꾸이가 많은
우리 마실
덩더꿍!
덩더꿍!
마실 : 마을
덩더꾸이 : 사전적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끼어드는 사람’으로 되어 있으나 경상도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대개는 덤벙대다가 실수를 한다거나 성격이 맵짜지 못하여 매사에 양보만 하다가 2등만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반드시 바탕에는 선량함이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융통성 없이 우직하기만 하다던가 천진난만하여 바보스럽다던가 하는 사람들이 실수를 하였을 때 우스꽝스러움을 동반했다면 그야말로 덩더꾸이가 하는 짓이라고 할 수 있다.
맨날 : 매일같이
알라 아부지 : 아기 아버지
해그름 : 해가 질 때 쯤, 이때쯤이면 대개 사람의 그림자가 길어진다.
지 그렁지 : 제 그림자
헛타아다 : 엉뚱한 곳에다
쥔 새는 : 손 안에 쥐고 있는 새는
덩더꿍 : 북이나 장구를 흥겹게 두드리는 소리, 혹은 흥이 났을 때 얼씨구 하면서 추임새를 넣는 것
'시(詩) > 상희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희구 - 쌈 (0) 2015.05.10 상희구 - 시주구리하다 (0) 2015.05.10 상희구 - 해깝다 (0) 2015.05.10 상희구 - 개살이 똑똑 듯는다 (0) 2015.05.10 상희구 - 소전꺼래 알분다이 할매 (0) 2014.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