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덕 - 소문난 가정식 백반시(詩)/시(詩) 2015. 4. 29. 22:22
식탁마다 두서넛씩 둘러앉고
외따로이 외톨박이 하나,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내와 나를
반 어거지로 짝 맞춰 앉힌다
놓친 끼니때라 더러 빈자리가 보이는데도
참, 상술 한 번 기차다소문난 게 야박한 인심인가 싶다가
의지가지없는 타관에서
제 식구 아닌 낯선 아낙이 퍼주는 밥을
꾸역꾸역 우겨넣으며
울컥 목이 멜지도 모를 심사를
헤아린 성싶다고 자위해본다
정읍 시외버스터미널 뒷골목 소문난 밥집
어머니뻘 늙은 안주인의 속내가
집밥 같다
잘 띄운 청국장 뚝배기처럼 깊고
고등어조림의 무 조각처럼 달다
달그락달그락,
겸상한 두 사내의 뻘쭘한 밥숟가락 소리
삼 년 묵은 갓김치가 코끝을 문득
톡, 쏜다(그림 : 허영아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성덕 - 스위치백 (0) 2015.04.29 안성덕 - 빈 들판 (0) 2015.04.29 안성덕 - 달달한 쓴맛 (0) 2015.04.29 이세기 - 싸락눈 (0) 2015.04.28 이세기 - 먹염바다 (0) 201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