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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슬고슬 지은 밥에
향긋한 나물 듬뿍 담고
고추장 한 술 떠 넣어
쓱쓱 비벼 볼 미어지게 한 입
봄을 씹을 때
씀바퀴처럼 쓴 그리움이
울컥 혀에 감긴다
어찌 알았겠는가
맛있는 것을 먹을 때마다
그대 생각이 치미는 것을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움돋는 쑥의 생명같이
죽지도 않고 찾아드는 그것
봄의 맛은 아릿하다.
(그림 : 정용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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