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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 달빛동화시(詩)/문인수 2015. 4. 15. 23:55
달은 언제나 우리들보다 몇 살 더 많았다
달이 앞장 서 갔다
아이들 여럿이 하고 함께 갔다
별을 헤면서 갔다
얼마나 많이들 헤아려 담았을까
긴 둑길을 너무 멀리 올라가 있었고
불현듯 무서웠다
누가, 귀신 온다! 소리치며 뛰었다 다들 뛰었다
먼 갈갯마을 개 짖는 소리들이 뒤꿈치를 물 듯 물 듯 따라왔다
문을 쾅 닫고 문구멍으로 내다봤다
벌쭘 열린 삽짝 밖으로 빙긋이
달이 나가고 있었다
달에게 주먹감자를 먹이고 싶었지만 못했다
(그림 : 이영철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