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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밖엔 숲이 있었다. 그 언제 읍성은 허물어지고
허물어져 이미 자취 없지만
숲은 남아 지금도
사람들은 성 밖 나가는 거고, 성 밖 숲 가는 거다.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왕버들 숲엔
오래된 기억처럼 나이테처럼 고목들이 껴안은 험준한 읍성이 그대로 있다.
다시 백년, 또 백 년 후
사람들은 모르고 한마디 말 속 나무 속 들어갔다. 성 밖으로 나간다. 이 숲 그늘에 들어 여러 행사를 벌이지만 오늘도 등 굽은 나무들은 물끄러미,
아니 자세히 살펴본다.
한번 떠난 이 그 누구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성밖숲엔 해 지고 나무도 늙어 그런지
더 어두워지는 기미가, 성문 닫히는 소리가 많이 굼뜨다.(그림 : 양익수 화백)
성밖숲 :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의 성주 읍성邑城 서문 밖 이천변에 만들어진 숲으로 조선 중기 서문 밖의 어린 아이들이 이유없이 죽자 풍수지리설을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나이가 300∼5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왕버들 59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성밖숲은 왕버들로만 이루어진 단순림으로 학술적, 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의 풍수지리, 역사, 문화, 신앙에 따라 만들어진 전통적인 마을 숲으로 보존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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