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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 달 따러 가는 저녁시(詩)/성선경 2015. 4. 14. 16:44
어머니는 웃음 한번으로 어떻게수천 두락의 논뙈기를 만들 수 있는지요
삿갓배미, 치마배미, 짚신배미
조각보처럼 박음질한
다랭이논 쫄래쫄래 따라오고요
하늘을 오르는 계단이
저렇게 주름졌나요
일렁거리는 벼 이삭들도
수수수수수
손주처럼 간지럼을 탑니다
굴참나무는 굴참나무끼리
너도밤나무는 너도밤나무끼리
제 그림자에 넋을 놓고 자빠졌을 때
개 꼬랑지에 휘휘 감기는 저 구름들
무슨 생각 저렇게 물들였나요
어머니 땀 좀 닦으셔요
수건을 건네자 일렁이는 하늘
세상이 참 환해집니다
(그림 : 심만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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