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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 - 겨울나무 사랑시(詩)/김완하 2015. 3. 18. 12:22
너의 진면목 바로 이때다
저편 능선으로 싸늘한 노을
잔잔히 걷혀가고 있을 때,
이 세상 모두 네 어깨에 와 기댄다
숲의 믿음이 얼음 속에 뿌리를 묻을 때
너의 빈 잎눈마다 차오르는 꿈
어느새 하늘엔 별이 싹튼다
목덜미로 흐르는 싸늘한 빛
서서히 어둠에 침몰하는
네 허리에 기대어
또 지친 하루의 하늘을
가슴 속에 묻는다
겨울 사랑 오래 참고 견디는 것,
어둠이 와도 너는 죽지를 접지 않는다
언 발 저리도록 눕지 못한다
흐려지는 산 밑 마을을 배경으로
마른 그림자 네 발등을 덮는다
어둠 깊어 익어갈수록
사위(四圍)의 밤이 너를 골목처럼 가두어도
네 언 손 한 모금 햇살 키우고 있다
내 사랑의 갈피마다 별이 숨는다(그림 : 김성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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