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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먹은 애기메꽃 활짝 핀 아침
홑이불 돌돌 말고 늦잠 자는 나에게
울 엄니 내 등 톡톡 두드리며 말씀했지요
애야 똥구녕에 해 받치겠다
솜결 같은 그 말에도 머뜩 잖아
퍼뜩 일어나기 싫어 이불 속에 숨었지요
나 이제야 그 말뜻 헤아려
늦잠 자는 아들녀석에게 쏘아붓지요
이놈들아 똥구녕에 해 떨어진다
꾸물대는 아이들 보면 화가 나서
냅다 이불 빼앗고 발로 차 일으키지요
나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 사람 노릇 하기 멀었지요.(그림 : 김유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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