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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은 - 쑥 캐기시(詩)/이화은 2015. 2. 10. 11:41
쪼그리고 앉아
쉬하는 자세가 가장 좋다
멀리서 보면 제 것을 들여다보는 듯,
허나 정말로 들여다 볼 필요는 없다 쑥이 다 올려다보고 있다
고로 바지보다는 통치마를 입어라 입어보면 안다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다 아니 눈 먼 소녀경이던가?
적당히 자란 연애를 자르듯 칼질은 정확해야 한다
싱싱한 추억으로 국을 끓여 먹을 수도 있다
오금이 저리거든, 오금 저렸던 기억들을 한 칼 한 칼 마음에 저며라
인생 공부에 칼 같은 도움이 된다
쑥 캔 자리는 돌아보지 마라
칼잡이가 뒤를 돌아보면 이미 프로가 아니다
허리가 몹시 아플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후유증은 없다(그림 : 김의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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