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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 산 아래시(詩)/김명인 2014. 11. 18. 18:39
어느 집 굴뚝이 풀어놓았을까
소매 놓친 연기 등성일 감고 맴돌지만
살얼음이 잠근 무논 속의 산 마을
건널 수 없어
이쯤에서 스치며 지나가는데아궁이 앞에는 누가 앉았나
저녁도 이슥해져야 한 시루
어둠을 익혀내는지
흰 머리구름 층층엔 온통 팥 빛 노을하루종일 밖에서 노느라 끼니때조차 까먹은
배고픈 아이들 대문 안으로 거둬들이시는
큰엄마 거기 계시는가
철새들까지
줄지어 그쪽 숲으로 날아가고 있다(그림 : 고찬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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