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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 서해까지시(詩)/최영철 2014. 11. 17. 16:47
늦은 아침 깨우며 이부자리 들치는
머리 위의 해
오늘은 저걸 따서 구워 먹는 것이다
반 접어 그 사이 눌러두면
노릇노릇 저물어 갈 붉은 뺨
치즈나 설탕 같은 거 바르지 말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나아가
변산반도 곰소쯤
잘 익은 붉은 해 한 덩이 호호 불어
막 입으로 가져가려는데
소금밭이 늘어뜨린 혓바닥이 먼저 와
꼴딱 삼킨다
물이 다 달아난 까실한 오후
바다가 바닥을 칠 때까지
중참 한번 내오지 않은 하늘이
난 모르는 일이라고
문을 쾅 닫고 간다.(그림 : 이금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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