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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 누가 이런 오두막집 되어줄 사람 없소?시(詩)/김영남 2014. 10. 8. 22:29
오두막집 하나를 장만하고 싶다.
인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름다운 오두막 집.
그런 오두막집을 장만하면 나는
호롱불의 불편함도 편안함으로 여기며 살리라.
낮이면 하얀 산꽃들로 나의 내부를 살피고,
밤이면 벽에 돋은 긴 그림자의 높이로
나의 밖을 위로하며.
겨울이 되면 위로할 게 더 많아지겠지?
눈이 오면 토끼, 노루들이 밖을 서성이겠지?
이들과는 가을 달빛에 익은 고구마를 같이 나누고,
눈길의 얼음장을 깨고 옹달샘도 함께 하리라.
그러면 그들이 나와 한 마을을 정답게 이루는
훈훈한 저녁 연기요, 반가운 아침 인사가 되겠지?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게 날 괴롭혀 올 때면
나는 깊은 산중의 허름한 오두막집으로 떠나고 싶다.
내 영혼과 단둘이 밥상 마주할 수 있는 오두막집으로...
(그림 : 박락선 화백)'시(詩) > 김영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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