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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관 - 고구마를 캐는 사람과 만나다시(詩)/이준관 2014. 9. 24. 22:44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삶이라는 것도
저렇게 고구마처럼 땅에 묻혀 있는 것이다.
땅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손으로
그는 고구마를 캔다.
자신의 삶을 캔다.
토막날까 조심하면서.
어느새 서쪽 하늘에는
그가 캔 황톳빛 빨간 고구마,
저녁놀 뜨고,
아이가 하나 그 고구마 베어먹으며
길에 서 있고,
그는
흙이 다 된 맨발을
서쪽 하늘에 저벅저벅 남기고 간다.(그림 : 신재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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