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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치 - 바다의 문 6시(詩)/문효치 2014. 9. 23. 23:09
내소사 대숲
싸락눈 내리는 소리를
오늘은 한 가마니 지고 와야겠다.
저리도 쓸쓸하게 돌아앉아
울음 훌쩍거리고 있는 저 놈
무인도를 위해.
썰물 따라 물소리 멀리 가고
남는 것은
갯벌에 부우옇게 번져가는 외로움.
어서
내소사 대숲
찬 기운에 영근 푸른 달빛을
한 동이 이고 와야겠다.
내가 바칠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어리석은 사랑, 처음부터 아예 되지도 않을 일.
앓는 가슴이나
되풀이 되풀이 쓰다듬으며
저 놈 무인도 옆에
지켜 서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림: 안영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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