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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에 늙은 감나무 한 그루 서있는데
허연 수염을 나부끼며 한 그루 서 있는데
잔기침 쿨쿨거리며 한 그루 서 있는데,
세어보면 천개 만개도 넘을 가지를 뻗어
세어보면 천개 만개도 넘을 감을 매달고
보채는 어린 가지와 감을 키우기 위해
수심으로 가득 찬 얼굴로 서 있는데,
푸른 산 둘러리 삼고
높은 하늘 배경 삼고
침묵으로 버티어 서 있는데,
내가 어쩌다 시골집에 들르면
빈 집을 지키고 서 있는데.(그림 : 김태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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