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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왕노 - 사진 속의 바다
    시(詩)/김왕노 2014. 8. 27. 00:54

     

        

    그 바다 알지  수평선 까지 다 보여주고 썰물 때 제 바닥까지

    드러내어 보여주던 그 바다 알지

    그 바닷가에는 불타는 조개구이란 집이 있고.

    우리는 바다를 훔치고 싶어 술잔에다 바다를 따라 마셨지

    남들은 소주라 하지만 분명히 바다를 따라 마신거야.

    노을이 슬픔으로 밀려온다는 그 순간  속에다 우리를 세우고

    바다를 훔쳐 담았지 바다가 암실에서

    서서히 인화 될 때 까지 우리는 몰랐던 거야.

     

    우리의 뒤 배경이 되어준 폐선과 바닷가 까지 흘러와

    남은 생을 태워 조개를 구워주는 어부를.

    그 어부의 어린 딸과 넓고 넓은 바닷가의 오막살의 집 한 채를.

    그 바다 알지 물 냄새 맡은 낙타처럼 찾아간 그 바다 알지

    바닷가까지 따라온 그리움이나 우리가슴 안의 새 떼를.

    오랜만에 바람 쐐라 불어 줄때 우리도 바다가 되어 출렁거렸음을.

    그 바다 알지 그 사진속의 바다

    완벽한 바다의 사진이 되어주기 위해 배경이 되어준 썰물의 풍경도.

     

    내가 완벽한 구도의 사진 한 장을 꿈꿀 때 뒤 배경이

    되어주는 자의 아름다움도 알지.

    맨 뒷줄에서 뒤꿈치를 들고 고개 내미는 그 안간힘의 아름다움도 알지.

    그 바다 알지

    다시 가보고 싶은 그 바다알지.

    오늘도 내가 좌초되어가는 사진속의 그 바다 알지.

    흉어기의 그 바다 알지.

    평생 정박의 닻 내리고 싶은 그 바다 알지.

    (그림 : 이강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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