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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 겨울 강구항시(詩)/송수권 2014. 8. 24. 08:09
상한 발목에 고통이 비듬처럼 쌓인다
키토산으로 저무는 십이월
강구항을 까부수며
너를 불러 한잔하고 싶었다
댓가지처럼 치렁한 열 개의 발가락
모조리 잘라 놓고
딱, 딱, 집집마다 게발 때리는 망치 속에 떠오른 불빛
게장국에 코를 박으면
강구항에 눈이 설친다
게발을 때릴수록 밤이 깊고
12월의 막소금 같은 눈발이
포장마차의 국솥에서도 간을 친다.
(그림 : 홍경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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