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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 서산 갯마을시(詩)/송수권 2014. 8. 21. 14:15
저 갯마을 흐드러진 복사꽃잎 다 질 때까지는
이 밤은 아무도 잠 못 들리
한밤중에도 온 마을이 다 환하고
마당 깊숙이 스민 달빛에
얼룩을 지우며
성가족(聖家族)들의 이야기 도른도른 긴 밤 지새리
칠칠한 그믐밤마다 새조개들 입을 벌려
고막녀들과 하늘 어디로 날아간다는 전설이
뻘처럼 깊은 서산 갯마을
한낮엔 굴을 따고
밤엔 무시로 밀낙지국과 무젓을 먹는 아낙들
뽀얀 달무리도 간월도 너머 지고 말면
창창한 물잎새들이 새로 피듯
이 밤은 아무도 잠 못 들리
저 갯마을 복사꽃잎 다 흩날릴 때까지는.(그림 : 이완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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