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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하다
진창이 된 저 삶들, 물이 썬 다음 저 뻘밭들
달빛이 빛나면서 물고랑 하나 가득 채워 흐르면서
아픈 상처를 떠올린다 저 봉합선(縫合線)들,
이 세상 뻘물이 배지 않은 삶은
또 얼마나 싱거운 것이랴
큰 소리가 큰 그늘을 이루듯
곰소항의 젓갈맛 속에는 내소사의 범종 소리가 스며있다
밤배를 타고 뻘강을 건너온 사람들,
소금을 뿌리고 왕새우를 굽는 철판에서도
그 오그라붙는 왕새우 수염 속에서도
물비린 소리는 살아서
자욱하다(그림 : 송금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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