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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토방집을 짓고
새로 도배 할때는
세월지난 신문지를 온통 벽에 발라야지..
언제든 지나간 과거도 읽어보고 들여다 보면서 살아야지
군데군데 에는
야생초편지 책장을 한장한장 뜯어서 붙여놓고
몽땅 다 외워 버릴꺼야..
그리고 풀만 뜯어먹고 살겠어..
가마솥도 걸어놓고..
참나무를 때서 무쇠 화롯불도 장만해 놓고
석유 등잔불로 불 밝히고 그림을 그릴꺼야..
봉창에 날 밝으면 깨우라고 암탉하나 키우고..
어스름 날이질때 뉘엇뉘엇 지는해 보며 짖어줄
누런 똥개 한마리도 장만하고
송아지랑..염소랑 오손도손 같이 살아야지..
내집 새로 장만하면
도배는 빛바랜 신문지로 바를꺼야..
그리고 꼭 야생초편지 책장을군데군데 붙여놓고
평생 외우고 바라보며 살꺼야.(그림 : 김동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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