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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 갈현동 470-1 골목시(詩)/시(詩) 2014. 7. 19. 08:52
어둠을 이해하는 건 불빛이다.그래서 밤새 빛으로 남을 수 있는 거다.
저녁 불빛을 보면 안다.
어떤 사랑도 저보다 아름다운 스밈일 수는 없다.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밝아지는 이유들.
불빛이 말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걸 굳이 화해라고, 용서라고 표현할 일이 아니다.
빛 속에서 어둠이 만져지거나,
어둠 속에서 빛이 만져지는 건 다 그런 이유이다.
늙은 불빛 한점 물처럼 오랜 물길을 흘러 집의 지붕을 적시고
사람의 집은 이제 물방울 같은 불빛 하나하나로 도랑을 이루며 흘러간다.
서둘러 불을 켜는 사람을 보면 눈물나게 고맙다.
(그림 : 박종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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