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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식 - 만월, 집들이시(詩)/시(詩) 2014. 7. 17. 10:10
...술잔이 몇 순배 돌자, 여자가 느닷없이 집들이 이야기를 꺼낸다
나 꽃집셋방살이 끝났데이인자 진짜로 내 집이고 내가 주인인 기라
그 동안 열세 살 내 연초록 나이부터
문깐방에 꽃집 체리 놓고 사십 여년 꼬박꼬박 달세 무니라꼬
요통, 하복통으로 고생께나 했다아이가
아마 지금까증 백만 생이도 더 되는 장미꽃, 다발로 갇다 바쳤을 끼라
우짜다 쬐매 늦거나 한 달만 걸러 뛰보래이
좌불안석이 따로 없는 기라
나 이젠 당귀 잉모초도 그만 묵을 끼다
달력 위에 기리 넣던 주기계산도 생리대도 다 소용 없것제
그래, 빚이면서 빛이었던 내 몸속 달뜬 소용돌이 잠재우고
인자 자유인 기라 그랑께 오늘 이 술은 달품 팔 일 없이
참말로 내가 호령하는 대청마루로 입주한 내 몸의 집들이 아이가
마, 잔이 넘치도록 꾹꾹 눌러 따라보거래이
꽃의 집이었던, 여자는 향낭을 털어내고도 다시 만월로 뜨고 있었다(그림 : 하삼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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