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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같지 않다고들 허덜 말어
흔해빠져서 고양이도 안 물어가고
두엄자리 한 쪽에서 푹푹 삭아서
마늘밭 거름으로나 쓰였지만
제사상 잔칫상에 오르는 것들만
생선이 아니랑께
생선들 씨가 마르는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 같은 질긴 목숨들이
밤낮없이 퍼질러 새끼 까농께
요샛날 횟집들 불 밝히는겨
이름 달고 태어난 것들은 아무렴
다 이름값을 허더란 말이시
자꾸 생선 같지 않다고들 허덜 말어
이 세상에 젤로 흔하고 천한 것들이알고 보면 젤로 귀헌 것이드랑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