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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 당(堂)집 할미시(詩)/시(詩) 2014. 7. 3. 21:35
시방도 하얗게 살아남아
시나대밭 시나댓잎에 내려 쌓이는
당堂집 할미의 젊디 젊은 기침소리
이제까지 죽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생각하면 천방산(千房山) 열 두 봉우리마다
뻐꾹새 쉬지 않고 울어
그것도 우우우 몰려 와 떼지어 울어
여름 지나는 소리 들려와서 그렇지
개울물 흐르는 소리 늙지 않아서 그렇지
천방산(千房山)에 오르다가
시나대밭 시나대밑에 쭈그려 앉아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으로
참으로 의젓하게 흘러가는 모습으로
늙지 않고 다만 나이만 먹으며 살아가는 법을
당堂집 할미의 기침소리로 배웠다.(그림 : 차명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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