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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 징검다리시(詩)/시(詩) 2014. 7. 3. 21:17
나의 길이 멀다는 것은 아니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길이 멀다는 것은
아스라한 안개 숲으로 가리워진 탓이다
바람이 살아있고
나무의 뿌리가 있고
개울에 햇살이 움트는 그런 곳으로
처음처럼 설레이는 가슴으로
나의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나의 길은 결코 먼 길이 아니다
멀리에서 바라본 가까운 길
조심조심 징검을 건널 일이다
사랑은 결코 연이어진 것이 아니라
발자욱 하나 둘, --- 징검으로 새겨 놓인 것
사이사이 슬픔이었다가 기쁨이었다가
아픔이었다가 기쁨이었다가
바람이 솔숲 이파리를 건너듯
그렇게 먼 길을 총총총
가까이로 다가서는 것이다
그리움으로, 혹은 기다림으로
길을 멀리서 가까이로 하는 일이다'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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